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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가을에서 2019'봄] 자원활동이야기

티벳록빠           조회수 210
2019.06.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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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로드간즈에서 보낸 여름 모모 또는 찌루(성지윤)

"너희 티베트 청소년들이랑 워크숍 한 번 해 볼래?"

쓰는 언어도 생김새도 다른 나라에서 온 나와 유랑은 여행자이자 현지인에겐 이방인이었다현지인과 우리가 판매자와 소비자 이상의 관계를 쌓는 것은 쉽지 않다하물며 나이가 비슷한 또래를 만나는 것은 한 곱절은 더 어렵다그때 빼마가 건넨 제안은 오래 고민할 필요 없는 반가운 초대였다.

티베트 청소년들을 만나는 순간아주 익숙한 기운이 훅 끼쳤다사람들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할 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한껏 부끄러워하다가도 뒤돌아 저들끼리 키득대는 딱 한국 십대 청소년의 것이었다어두운 피부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인도 사람의 외모는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어쩐지 먼나라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위화감이 들곤 한다그에 반해 가는 눈매와 둥그스름한 콧대진하지 않은 인상의 티베트인은 한국인 얼굴과 매우 닮아 친숙하다워크숍에는 네명의 티베트 청소년이 참여했다다들 각자의 삶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그 중엔 뚜렷한 목표가 있는 이도 있고 아직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머쓱하게 웃는 이도 있었다말도 행동도 똑부러지는 텐쿠스는 델리에서 다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대학 입학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털털한 매력이 있는 양좀은 라다크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맥그로드간즈 집으로 잠시 온 거랬다만화 스머프 캐릭터를 닮아 별명이 스머프인 타르도큰 덩치에 귀여운 구석을 탑재한 탑케이는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하는 여느 십대 아이들이었다호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홀로 인도 여행을 시작한 그레이시까지 모두가 2주 동안 자원활동가로 함께 일 할 동료들이었다.

우리가 한 일은 크게 두 가지였다. 5월 11일 토요일에 열 플리마켓과 티베트인도 초등학교 아이들이 쓸 'Green letters from local childern' 전시 준비록빠의 도서관 정리를 하는 것이 모든 것은 록빠가 3년 전 부터 해오던 프로젝트 'Books on wheel'의 한 축이었다북스온휠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이동 도서관인 셈이다오십 권의 책을 다람살라에 있는 여러 초등학교에 배치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배치 된 도서를 다른 학교로 옮겨 책을 순환하는 프로젝트다그리하여 적은 권수로 온 마을의 아이들이 늘 새로운 책을 돌려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청소년 워크숍의 최종 목표는 플리마켓에서 얻은 수익으로 북스온휠 프로젝트를 위한 도서를 구입하는 데에 쓰는 거였다워크숍의 주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구인으로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인 환경이었다우리가 음료를 마실 때 쓴 플라스틱 빨대는 바다로 흘러가 거북이의 몸을 관통하는 무기가 되고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쓰레기는 누군가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있다인도를 여행하면서 마주한 장면 중 잊히지 않는 건 풀을 뜯어야 할 소가 쓰레기 더미를 뒤져 비닐봉지를 먹는 모습이었다비닐 봉지는 완전히 썩기까지 수 십년이 걸린다인도에서 과일을 살 때나 길거리 음식을 포장할 때구멍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면 항상 비닐 봉지에 물건을 담아준다일회용품도 이곳 저곳에 사용하는데 이 곳 사람들은 다 쓴 일회용 접시빈 물통과자봉지를 길거리에 쉽게 버린다거리에 널린 쓰레기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문제는 청정 산골 맥그로드간즈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었다. 'Green letters from local children' 전시는 맥그로드간즈에 있는 티베트인도 초등학교에 찾아가 우리가 처한 환경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쓴 글과 그림을 전시하는 거였다전시에 쓰인 도구는 모두 재활용한 물건으로 준비했다버려진 상자를 구름나무빗방울 모양으로 오려 그림판을 만들고 팔레트는 계란판으로붓을 헹굴 물통은 페트병으로 대신했다빨대가 몸을 통과해 죽은 거북이 사진과 쓰레기가 널부러진 맥그로드간즈 거리 사진을 본 초등학교 아이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이내 눈살을 찌푸리곤했다오래 고민하다가 맥그로드간즈에 오는 여행자에게 편지를 쓰는 아이도 있었다플리마켓을 연 당일 날 한 쪽에 줄을 매달아 아이들의 그림과 편지를 걸어 전시했다색칠 된 그림과 편지를 한데 모아놓고 보니 알록달록 예뻤다플리마켓에서는 록빠 여성작업장에서 만든 물건과 기증 받은 중고 옷을 팔았다플리마켓을 연 날이 달라이라마의 티칭데이와 겹쳐 플리마켓을 찾아 오는 사람이 적었다수익금이 많이 모자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산해보이 예상 밖으로 꽤 모였다환경과 관련 된 어린이 책 스무권 정도 살 수 있는 정도였다.

록빠의 도서관은 해가 갈 수록 책은 늘어나고 도서 분류는 제대로 안 된 탓에 책을 찾아 읽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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