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빠 공식 카페
 Home > Rogpa > 국토종단 > 국토종단 게시판

전주 | [사진] 피리 독주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빼마 작성일04-12-30 17:57 조회4,485회 댓글1건

본문

%20305.jpg

한벽루 소리산책 <홍종선 피리독주회>

하루도 아니고 매일 백리길을 걸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문화 생활이란 기껏해야 TV 드라마 정도?

처음 배낭에 넣어두었던 얇은 책 한권도 한 글자 읽을 겨를 없었는데
무슨 문화 생활은
그건 사치다.

하지만 우린 우리답게(?) 화려한 사치를 한번 해보기로 했다.

전주 한옥마을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전주 전통문화센터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가 진후였다.

이백석 남짓한 한벽 극장.
공간은 아늑했고 전통 음악이 곱게 흐르고 있었다.

곧 시작될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은
사실 몇되지 않았고 그나마 연주자와 안면이 있는 이들 같았다.

앞자리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때가 잔뜩 탄 커다란 배낭과 옷하며
대나무 깃발을 들고 있었으니
그 공간, 그 사람들과 요샛말로 생뚱맞았다.

어쨌든 불은 꺼졌고
숨소리 조차 들릴락 말락한 고요함 속에
연주자는 몸짓과 어울리지 않을만큼 작은 피리를 들고 무대에 섰다.

피리의 소리는 놀랄만큼 다양한 소리와 음량을 자랑했다.

우리나라 국토 종단인데 그래도 뭔가 제임스에게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내 작은 욕심이 채워지는 순간이였다.

%20320.jpg

전국 어디를 가나 똑같은 체인점에
똑같은 머리 스타일, 똑같은 아파트.
뭔가 다른 것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더우기 뭔가 다른 우리의 전통 문화를 보여준다는 것은
1번 국도. 길 위에 줄곧 서 있었던 터라 더 어려웠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전라도와 충청도 경기도를 나누는 그 무언가를
외국인인 제임스가 느끼기는 참 어려웠다.

전주. 전주 한지, 전주 비빔밥, 전주 한옥마을,
적어도 전주는 내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켜 주었다.

tero1.jpg

p.s 비하인드 스토리:사실 전주 비빔밥을 먹게 된 것도
    피리 독주회를 갈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친구들의 결혼식 때문이였다.
    비록 시간이 늦어 결혼식은 이미 끝난 후였지만
    그 둘의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결혼식에 참석한 것 같은
    묘한 기분이였다. 다른 손님들이야 차를 타고 왔겠지만
    우리는 걸어서 왔지 않았는가. 늦었지만...
    어쨌든 축하합니다.  

 

댓글목록

인디안걸님의 댓글

인디안걸 작성일

어 언니.....이제야 여길 들어왔다가 글 읽고가여....
젤 밑에 사진보고...^^진짜 왔었네요......우리도 여기서 결혼했는데......우리도 마음만은 같이하고싶었는데.....넘 아쉬워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