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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위한 구걸 못할 짓, 남 위한 구걸은 기쁜 일이죠”

karuna           조회수 2,217
2007.08.28 22:53


[조선일보   2007-08-28 15: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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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제수씨’티베트 여성지도자 린첸 칸도 방한

옆집 아줌마처럼 수수하고 인정 많게 생긴 이 여성은 티베트 망명정부의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는 린첸 칸도 최겔(61)이다. 1982년 티베트여성연합을 창립했고, 내무부·보건부·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다. 달라이 라마의 막내 동생인 켄도 최겔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는, 승려인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망명정부에서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가 불교여성개발원 초청으로 27일 서울에 왔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인천공항에 열 번이나 잠깐씩 머물렀는데 드디어 오늘 한국에 왔다”며 활짝 웃는 그녀는 유머 넘치는 입담과 유창한 영어로 한국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승려도, 불교학자도 아니지만 그녀는 티베트 비구니(여성 승려)들의 대모(代母)로 이름이 높다. 87년 티베트 최초의 여성 비구니 사찰인 ‘돌마 링’을 열었고, 이곳에서 10~70대에 이르는 여성 승려들의 수행을 뒷바라지한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걸어서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왔지만 남성 승려들과는 달리 그들에겐 거처할 곳도, 공부할 곳도 없었으니까요. 제가 한 일이라고는 세계를 돌며 ‘구걸’한 것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구걸은 못할 짓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구걸은 기쁜 일이지요.(웃음)”

‘달라이 라마의 제수씨라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재치 있게 응수했다. “달라이 라마 동생의 부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한 것은 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그녀는 “남편을 만나기 전부터 달라이 라마는 내 스승이었고, 그 분이 가르친 대로 좋은 사람, 친절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세상에 ‘중요한’ 사람은 많지만 ‘좋은’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티베트 활불(活佛·환생한 부처)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켄도 최겔을 만난 건 대학 시절이다. “네 살 때 활불이란 사실이 인정됐지만, 남편은 활불로 태어난 것을 기뻐하지 않았어요. 1959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해 주권을 잃어버린 날이 자기로서는 자유를 되찾은 날이라고 했을 정도이니까요. 위계가 엄격한 승려 체계를 싫어해 스물한 살이 되던 해 맏형인 달라이 라마를 찾아가 승복을 벗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요즘도 승려들에게 머리를 기르고 싶으면 기르고, 가짜 삶을 살지 말라고 충고하고 다녀서 골치랍니다.(웃음)”

페미니스트이기도 한 린첸 칸도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새로운 여성리더십을 위한 영성’이란 주제로 한국의 여성학자들과 여성운동가들을 만난다.

“티베트와 한국 모두에서 많은 여성들이 높은 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지위에 올라갑니다. 이럴수록 여성들은 자신의 영적인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일과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여성들은 분노하기 쉽고, 그건 가족의 평화가 깨지는 지름길이니까요. 싸우지는 않되 포기하지 않는 지혜를 터득해야 합니다.”

[김윤덕 기자= 글·사진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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