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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라이 라마' 고사작전 본격화하나

karuna           조회수 2,106
2008.03.04 19:15


 
[조선일보] 2008년 02월 22일(금) 오후 04:23 i_pls.gif  가i_mns.gif| 이메일| 프린트 btn_atcview1017.gif

중국이 독자 임명한 티베트 불교의 2인자인 제11대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18)가 내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 상무위원으로 오르게 될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2월 14일 보도

1959년 인도로 망명한 후 지금까지 해외에서 티베트 분리 자치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달라이 라마에 대한 고사(枯死) 작전이 본격화되는 것일까? 중국 정부가 기알첸 노르부(Gyaltsen Norbu)를 티베트와 국제사회에서 티베트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부각시키면서 이런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기알첸 라마는 현재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은 2인자인 판첸 라마(Panchen Lama). 지난 13일로 만 18세를 맞은 그는 중국 법률상 성년이 돼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받아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홍콩 언론들은 "지난달 31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국회격) 상무위원장이 인민대회당에서 기알첸을 만나 그에게 '18세는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점이 되는 때'라고 말하면서 정치 참여를 강력 시사했다"고 전했다.

기알첸은 다음 달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전인대에서 상무위원에 임명된 다음, 재임 도중 전인대 부위원장으로 승격해 중국의 국가 지도자 반열에 오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눈엣가시' 같은 달라이 라마를 견제하면서 그를 대체하는 공인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기알첸을 정치 무대 전면에 내세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경우 이미 고령(72세)인 달라이 라마의 사망과 동시에 기알첸이 티베트의 최고 지도자가 되고 분리독립운동까지 무력화해 중국 정부로선 '꿩 먹고 알 먹는'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의 화신(化身)인 달라이 라마가 입적(入寂·승려의 사망)하게 되면 환생(還生·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남)자를 찾아야 하며, 이 후임자(환생자)가 성숙한 연령이 될 때까지 판첸 라마가 달라이 라마의 스승으로 최고 실권을 행사하게 된다.

문제는 기알첸 노르부가 달라이 라마를 포함한 대다수 티베트인들로부터 판첸 라마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알첸은 판첸 라마의 환생자를 정하는 권한이 없는 중국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1989년 1월 제10대 판첸 라마가 입적한 지 6년 만인 1995년 5월, 달라이 라마는 6년 동안의 힘든 추적 끝에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난 당시 6세이던 치에키 니마(Choekyi Nyima)를 판첸 라마의 환생자라며 11대 판첸 라마로 인정했다.

그러나 발표 3일 만에 중국 정부는 치에키와 그 가족, 환생자 조사단원들까지 납치하고 모처에 연금시켰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정치범으로 현재까지도 행방불명 상태이다.

1995년 12월 중국 당국은 다른 6세 소년이던 기알첸 노르부를 판첸 라마의 환생자라고 승인하며, 그를 11대 판첸 라마로 지명했다. 기알첸의 부모는 모두 티베트의 중국 공산당원이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당국의 엄격한 보호감시 아래 강도 높은 티베트 불교 및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티베트연구소의 도날드 로페즈(Lopez) 교수는 "기알첸은 중국 정부가 마음대로 통제·조종하는 꼭두각시나 마찬가지"라며 "대다수 티베트인들은 아직도 강제연금 상태에 있는 치에키를 진짜 판첸 라마로 여긴다"고 말했다. 기알첸과 치에키는 중국 당국과 티베트 자치파 간의 치열한 세력 투쟁을 보여주는 상징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의 반발과 무시에도 불구, '기알첸 옹립작전'의 강도를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2005년 12월 정식으로 11대 판첸 라마 즉위식을 했고 2006년 4월에는 항저우(杭州) 세계불교포럼에 기알첸 노르부를 등장시켜 국제무대 데뷔식까지 마쳤다. 그는 최근 중국 정부의 지원과 경호 아래 티베트의 고향 마을과 샹그릴라 등을 수시로 찾으면서 티베트의 실질적인 맹주(盟主)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렇다면 중국은 왜 기알첸을 티베트의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일까? 이 물음은 곧 중국 입장에서 티베트의 전략적 가치와 직결된다. 면적으로 중국 영토의 4분의 1에 이르는 티베트는 방대한 목재와 수자원·광물이 매장돼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우라늄 광산까지 있다.

인도, 네팔, 미얀마 등과 국경을 이뤄 서남아 국가를 견제하는 최적의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한 전문가는 "지리적 특성으로 볼 때 티베트 고원은 무기 배치와 개발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며 "중국의 원자력 연구 중심지인 '제9 아카데미'가 수년 동안 티베트 북동부에 주둔했다"고 말했다.

이런 '황금 보고(寶庫)'인 티베트를 더 공고하게 장악하려면 베이징 정부에 맹종하는 기알첸을 하루빨리 달라이 라마에 필적하는 정치적·정신적 거물(巨物)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티베트인들의 수용 여부이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강제 점령해 전통문화와 불교사원 등을 대량 파괴했고 1959년에는 8만7000여 명의 티베트인들을 학살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직후에는 베이징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티베트의 수도인 라싸에 계엄령을 선포할 만큼 강압 통치를 해왔다.

이런 중국의 전력(前歷)이 있는 상황에서 기알첸이 티베트의 판첸 라마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홍콩=송의달 특파원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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