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보니]티베트의 독립의지 외면하지 말아야
kar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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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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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부부동반으로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환대를 받는 호강을 누렸다. 윈저궁 등에서 공식만찬을 했고, 영국과 프랑스가 경제·정치 분야에서 많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한 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바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이다. 티베트 사태 탓이다.
신근수 프랑스 파리 거주·물랭호텔 대표
“중국이 티베트 사태를 해결하려고 계속 폭압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면 프랑스는 오는 8월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보이콧하겠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식 성명 내용이다. 프랑스의 압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올림픽 개막 한 달 전인 7월부터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공동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영국 입장은 프랑스와 같을 수가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인권문제를 이유로 개막식에 불참해 베이징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기가 어려운 것이다.
중국의 대응은 어떠한가. 파리에서 시청할 수 있는 중국 공영방송 CCTV는 전 프로그램을 중단하다시피 하고 티베트의 온건 성향 주민들의 반응만 반복해 방영했다. 아직도 문화혁명식 정치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마치 일제 식민지 시대 때 우리나라 우국지사들이 중국에 임시정부 등을 세우고 독립운동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 각국에는 망명정부와 우국지사들이 흩어져 있다. 그들은 식당, 기념품점, 골동품점 등을 운영하며 살고 있는데,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에도 티베트 출신 망명자가 운영하는 가게가 3곳 있다.
그들은 외모가 한국인과 흡사하다. 다만 한국인보다 체격이 작고 볼이 더 빨갛다. 얼굴은 온순하다는 인상을 주며, 불교 영향을 받아서인지 마치 부처 같은 표정이다. 행동도 공손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걸음걸이도 조선시대 여인들처럼 사뿐사뿐하다. 그들의 입에서는 미소가 멈출 때가 드물다.
우리는 이들 티베트인을 도와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유엔 회원국이다. 둘째, 한국은 티베트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침략과 지배를 경험했다. 셋째, 한국은 일본 식민지 시대를 겪는 동안 티베트처럼 독립운동을 벌인 경험이 있다. 넷째, 한국은 1980년 군사독재에 항거한 민중 봉기를 경험한 나라이다.
티베트인들이 맨손으로 중국 군·경의 총칼에 맞선 용기는 무엇인가. ‘후손들에게 자유가 무엇보다 귀중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간의 정의 본능 때문일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한 한 한국은 선진국가요, 선배국가다. 오늘날 한국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는 것은 조상들의 의로운 용기, 그리고 독재정권의 막을 내리게 한 젊은이들의 힘 덕분일 것이다.
한국은 티베트에 남이 아니다. 복잡한 정치 논리로 피할 상황이 아니다. 큰 도움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마음만으로라도 자주 독립에 목말라 하는 티베트인들을 성원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자는 것이다. 나는 내일 몽마르트르의 티베트 식당에 가서 그들과 악수하고 한마디 인사를 나눌 것이다.
신근수 프랑스 파리 거주·물랭호텔 대표
- 기사입력 2008.04.09 (수)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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