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 & Dharamsala
티베트와 다람살라
뉴스

배용준과 가수 비는 티베트를 말할까

karuna           조회수 2,045
2008.04.13 11:04


<칼럼>세계적 여가수 비욕이 상해에서 외친 티베트 독립의 의미
2008-04-12 14:12:32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는 ´샹그릴라(Sangri-La)´라는 마을이 나온다. 사람이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며 산다는 이상향이다. 이 불로불사의 마을,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고 한다. 1937년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97년 중국은 소설 속 샹그릴라가 실제로 존재하며 티베트 중뎬(中甸)현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본래 대공황 시절 서구인들의 현실 도피적 심리가 만들어낸 상상의 공간이었다. 브래드 피트 주연에 장 자크 아노가 감독하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티베트에서의 7년’은 티베트에 대한 동경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신적 안정과 평화의 공간으로 비쳐졌고, 수많은 세계인들이 티베트를 방문했다. 중국은 티베트를 이러한 안식의 공간으로 상품화하는데 치우쳤고, 그들의 고통은 외면했다.

물론 얼핏 ‘티베트에서의 7년’에서도 묘사되었지만, 현실의 티베트는 평화와 안녕의 공간이 아니다. 샹그릴라와 같은 유토피아라기보다는 고통과 살육이 난무하는 공간이 되었다. 티베트인들의 분리 독립에 대한 열망은 다를 바 없는 티베트가 현실의 치열한 공간임을 말해준다.

이번 티베트 시위-진압 사태를 두고 매체는 중국의 딜레마를 지적한다. 중국이 티베트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당연해 보인다. 티베트는 중국에게 국제, 국내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티베트를 독립시키면 56개 소수민족의 다른 지역도 독립하려 하기 때문에 강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티베트는 매우 풍부한 광물, 목재 자원뿐만 아니라 풍부한 수자원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인도, 러시아, 아랍 사이의 완충지대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러시아, 미국, 인도 등이 티베트를 통해 중국을 약화시키려 하기 때문에 중국이 양보를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티베트인의 삶이다. 중국은 티베트 지역은 1951년 중국이 티베트를 병합 한 이후 매우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40년 동안 70배의 GDP성장을 가져왔고, 90년대 이후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구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달라이라마 체제는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티베트인을 지배하던 체제였고, 중국이 그것을 해체해서 근대적 국가기틀을 마련해주었기 때문에 과거 회귀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을 위해 발전했는지 의문이며, 티베트인들이 원하는 것은 과거 회귀가 아니라 진정한 자유다.

티베트에서 중국 정부는 티베트를 위한 발전이 아니라 한족을 위한 발전을 추구했다. 중국은 한족을 대규모로 이주시키고,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책을 뒷받침했다. 대규모 식민정책을 펼쳤다. 티베트의 전근대적 사회는 해체했는지 모르지만, 한족의 지배라는 새로운 계급사회를 만들었다.

예컨대, 3~5%밖에 안 되는 한족이 티베트의 상권을 모두 장악했다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니다. 티베트인들은 수공업, 양탄자 짜기, 단순 노동, 소규모 농업 등으로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종교의 다양성을 허용하지 않았다. 티베트의 사찰은 6500여개에 달하던 것이 13개만 남았다. 더구나 이번에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사상교육을 강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의 생활양식을 억압했다. 유목민의 강제적인 정착을 요구해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약했다.

티베트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장 위구르 등 중국의 3분 2에 해당되는 지역을 티베트와 같이 점령하고, 중국화하며 식민화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렇게 살고 싶을까. 이러한 사정을 다룬 영화의 상영을 국제 영화에서까지 막기도 했던 중국정부다.

2004년 8월, 중국 정부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제3자의 눈으로 보는 아시아 영화제’에서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 ‘쿤둔(Kundun)’과 ‘티베트에서의 7년’ 등의 상영을 막기까지 했다. 영화 ‘쿤툰’은 세계적 명감독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으로 97년 아카데미 작곡상, 촬영상을 받았다.

근래 중국의 발전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것은 허상이다. 중국의 발전은 이렇게 고통과 억압 속에서 꾸며진 허공의 샹그릴라와 같다. 티베트의 문제는 좌시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그것의 허상은 드러내야 한다. 올림픽이 피를 가리는 장막이 되어서도 곤란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활발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의회는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와 대화 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집단적으로 불참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캐나다, 독일, 브라질,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많은 나라의 정상들은 개막식 불참을 시사했다. 프랑스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주요 정상들 가운데 가장 먼저 불참 선언을 했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입장을 바꿔 개막식은 가지 않고,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 개막식 불참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고,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부시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상하 양원은 티베트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는 대중 비난결의안을 채택했고, 하원에서는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연방정부 직원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제한하는 법안도 심의 중이다.

결국 조지 부시 대통령도 개막식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티베트 자치주에 영사관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어디 정치적인 보이콧만일까. 영화 ‘어둠 속의 댄서’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2000년)을 수상하기도 세계적 여가수 비욕이 중국 상하이 콘서트에서 “티베트 독립”을 외쳤다.

또한 이번 티베트 사태에 대해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는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림픽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 우마 서먼 등은 중국의 시위 진압 태도를 비판했다. 또 많은 올림픽 관련 단체들이 논란 중이다.

이러한 행태들에 정치적인 이익이나 문화적인 수익을 바라는 꼼수가 숨어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꼼수는 어떠한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너무나 순수할 것일까. 한국 정부나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문화계, 체육계는 너무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이 괜히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의 사회적 의무다. 한류스타라는 배용준은 어디 있으며, 문화 대통령이자 저항 정신의 상징인 서태지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을까.

문화 상품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에 나서는 폴리테이너들은 어디 갔는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먼 남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북공정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한국과 연결되는 문제이고, 이는 중국의 티베트 역사 왜곡 행태(서남공정)와 같다. 한류스타는 흥행만 잘하고 수익만 많이 올리거나 인기만 높은데 안주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제 한국의 스타들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다면서 세계 보편의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말하는 것이 진정한 활동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의미에서 월드 스타를 꿈꾸는 가수 비도 티베트 사태에 대해 한마디 언급을 하면 좋지 않을까.

세계 평화에 관심이 많은 박진영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긴 동북 공정을 비판하던 학계에서도 티베트 문제에 침묵이다. 동북공정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연대를 해도 모자란데 말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달라이 라마를 사주해서 이번 사태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쉽게 비판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과거에도 CIA를 통해 공작한 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게 중국 정부의 논리와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펑샤오닝(馮小寧)의 영화 ‘훙허구(紅河谷)’는 1900년대 초 영국의 티베트 침략을 다루며 서구 제국주의를 막기 위해 티베트인과 한족이 서로 내부적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티베트인들에게 무엇이 더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야지, 중국의 어려움을 걱정하는 것이 우선은 아니다. 이번에도 중국은 민족주의에 기대어 내부적으로 티베트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고 한다. 보편적인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서구 침략이라고만 한다.

또한 올림픽과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말한다. 이미 국제 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행위를 한 것은 중국이다. 소수 민족을 유혈 탄압했다. 올림픽을 치를 자격이 없다. 학살 행위를 자행한다면 올림픽 참가 불가라는 보이콧의 대상이 될 뿐이다.

중국은 티베트 민족의 진정한 자유와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하고 식민정책을 철회하며 그들의 진정한 발전이 무엇인지 결단해야 한다. 티베트를 평화구역으로 바꾸어야 올림픽을 치를 자격이 있다. 달라이 라마 말대로 중국은 티베트의 땅은 지배해도 티베트의 마음은 지배할 수 없다. 그것은 티베트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그것은 올림픽의 평화정신이다.

당초 중국이 호주를 제치고 2008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이유 중에 하나는 인권개선이었다. 올림픽을 통해 중국의 인권이 개선되고, 민주국가가 되리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하지만, 중국의 태도는 오히려 인권상황을 악화시켰다. 올림픽이 인권악화에 기여했다면 올림픽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일이다.

한국이 티베트 문제를 대할 때 외교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건전한 관계를 위해서라면 쓴 소리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중국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과의 관계와 그에 따른 위상이다. 인권의 보편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불의에 침묵하는 국가라는 평가는 장기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ic_other.gif 김헌식 문화평론가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주)이비뉴스에 있으며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ogpa Charitable Trust.
C/o Nand Lal Mithanala Bhagsu Road, Mcleod ganj Dharamsala 176219 Distt. Kangra
Copyright 2015 ROGP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