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bet & Dharamsala
티베트와 다람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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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는 어떤 문제도 해결 못합니다

karuna           조회수 2,007
2008.05.26 14:44



달라이 라마 평전 / 클로드 B 르방송 지음
한 프랑스인이 기록한 최고 수행승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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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평전 클로드 B 르방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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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 즉위식(1940·작은 사진)을 가진 제14대 달라이 라마는 그로부터 19년 뒤 인도로 망명길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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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자유와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의 시위에 중국 당국은 총칼을 앞세워 무차별 진압했다. 웃통을 벗고 절규하는 라싸 시민들, 총에 맞아 피 흘린 채 의식을 잃은 동료를 안고 있는 승려의 모습은 1980년 대한민국 광주의 것과 흡사했다. 격앙된 티베트인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결사 항전의 각오를 다질 즈음, 찬물을 끼얹은 이가 있었다. 달라이 라마였다.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정치적 지주인 그는 "폭력은 자살행위, 1천명의 목숨을 희생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라며 자제를 호소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은 달라이 라마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중국에 쫓겨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한 사람의 진정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살아온 이력을 되밟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라이 라마 평전'(클로드 B.르방송 지음/박웅희 옮김/바움/1만8천원)은 그런 뜻에서 나온 책이다.

평전(評傳)은 비평을 곁들인 전기란 뜻인데, 이익관계 등 이런저런 인연이 걸쳐 있으면 가능치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지은이는 자유롭다. 프랑스인이어서 국가적 이해에 매이지 않고, 동양학자라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에 무지하지 않으며, 저널리스트라 객관적 시각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이 책을 처음 낸 것이 1987년인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그런 이유들 때문이다.

먼저 달라이 라마가 젊은이들의 결사항전 의지를 막고 나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지은이는 비폭력을 주창하고 티베트의 독립 대신 '고도의 자치'를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노선을 '중도(中道)'라는 가르침에서 찾는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에서 정치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관세음보살의 화신(化身)으로 믿어지는 최고의 수행승이기도 하다.

중도는 중간이 아니다. 대립하는 양 측을 넘어서는 또다른, 제3의 차원이다. 중국과 티베트의 정치적 절충이 아니라 중국과 티베트를 함께 아우르는 세계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런 말을 했다.

"비록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기더라도, 더 깊은 수준에서는 적도 인간입니다. 그 역시 행복을 바라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히로시마를 보고 그 순간의 그 도시가 어떠했을지를 깊이 생각함으로써 나는 분노와 증오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훨씬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라싸 동북쪽 시골인 암도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난 아이가 14대 달라이 라마로 인정받는 신비로운 과정, 중국의 침공을 받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국왕의 직무를 떠안은 16세 소년의 두려움, 평사로 변장해 험난한 히말라야를 넘어 망명해야 하는 스물네 살 왕의 괴로움, 이후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열악한 망명정부를 이끌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굳건함 등 달라이 라마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지은이는 하나의 드라마로 펼쳐냈다. 그 과정에서 티베트의 역사, 달라이 라마의 수행과 비폭력 노선, 티베트의 향후 운명 등에 대한 이야기도 버무려 놓았다.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불교의 신격(神格)이다. 그 화신인 달라이 라마도 만물에 고통과 증오가 없기를 염원하고 있다. 지은이는 세상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분명히 알아달라고 호소한다.

임광명기자 kmyim@busanilbo.com
p_logo.gif / 입력시간: 2008. 05.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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