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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3> 천이백개의 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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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빼마 작성일05-10-11 21:34 조회93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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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린이 시설이면 어디에나 있는
유아용 풀장에 색색깔의 공을 가득 채운
그런 놀이 시설을 꾸며놓고 싶었다.

풀장은 인도에서 구하기 힘드니 탁아소를 계획했을때
이미 받아두었고, 설마 플라스틱 공이 인도에
없을까 싶어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탁아소 오픈을 코앞에 두고 열심히 다람살라며 델리까지
뒤져 봤는데 아이들 한 손에 꼭 쥐어질 여러 색깔도 아닌
빨간색과 노란색의 공이 있긴 한데 플라스틱이나
너무 딱딱하다. 정말 맞으면 아픈 딱/딱/한 공이였다.
크리켓 공이라고 한다. 그것도 한 개에 우리나라돈 백오십원.
말랑말랑한 공이 있는데 그건 가장 저렴한게 한 개에 오백원.

결국 오픈하고 풀장에 인형이나 채워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어제! 드디어 한국에서 공 천이백개를 받았다.
공이 도착하자 마자 인형을 한번에 쏟아내고
꿈에 그리던 색색깔 공으로 가득채웠다.

공을 원래 좋아하는데 그렇게 많은 공을 보니
정신이 쏙 빠졌는지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
멍하다.

한 명씩 들어 풀장에 넣으니 무서워 하는 아이들도 있고
금새 이공 저공 하늘로 던져 보는 아이들도 있다.
모두가 공풀장에 모여 어찌할 줄을 모른다.

몇분이면 바닥 가득 공으로 어질러져 있는게 골치긴 하지만
이게 어떻게 받은 공인가 싶어 보고만 있어도 뿌듯하다.

천이백개의 공을 사준 이와 이 많은 공을 인천 공항까지
운반해준 이, 다시 인천에서 델리까지 운반해준 이,
그리고 델리에서 다람살라까지 운반해준 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천이백개의 공이
한국에서 여기 다람살라까지 왔다고 생각하면
고맙고 감동스러울 뿐이다.

공이 온지 만 하루가 안되었는데
어떤 아이는 <볼, 볼> 거리며 다닌다.
그전에는 한번도 꺼내지 않던 새로운 단어다.






댓글목록

잠양하모님의 댓글

잠양하모 작성일

빼마, 나 희재언니야. 드디어 해냈구나.
탁아소 오픈 진심으로 축하한다. 수고했다.
공 이야기를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하다.
나도 이곳에서 내 몫의 일을 찾아보마.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전해준 이쁜 빼마, 그리고 제임스...고맙다!

양양이님의 댓글

양양이 작성일

헤헤..기분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