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여름] 다람살라에서 온 편지
" 록빠라는 이름이 정말 딱 어울려요!"
매 달 찾아가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8개 학교에 책장을 설치하고 매 달 50여권의 책을 배달한다. 책장에 달아 놓은 노란색 수첩에 아이들이 읽고 싶은 희망 도서를 적어놓으면, 그 책을 어떻게서든지 구해서 배달해 준다. 어느 날, 도서관 매니져 니마가 편지 한 무더기를 가져왔다. 8개의 학교 중 한 곳인 suja TCV 학교 아이들이 보내준 감사 편지였다. 선생님이 마음을 써 준 결과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손수 꾹꾹 눌러 적어 보낸 편지에 감동했다. 책을 가져다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편지 끝마리에 구해 달라는 책 이름도 적혀 있곤 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록빠라는 이름에 딱 어울린다는 칭찬도 받았다. 록빠는 티벳어로 친구, 돕는 이라는 뜻인데, 록빠를 시작한 이래 처음 듣는 이름 칭찬이라 록빠 식구들과 한참 웃었다.
화답을 하기 위해, 아이들을 만나러 직접 학교를 찾았다. 록빠가 위치한 곳의 기온이 25도쯤 되는 날, 학교가 있는 곳으로 2시간 30분을 내려가니 같은 날인데 기온이 35도였다. 마치 다른 나라를 간 기분이랄까? 50여 명의 아이들이 도서관에 모였다. 아이들에게 "My favorite book" 이라는 제목으로 워크샵을 진행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선정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글과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의 그림이 하나씩 도서관 한쪽에 걸리고 감상의 시간을 가졌다.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사실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즐겁게 또 다른 세상을 엿볼 수만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 단계가지 진입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서는 책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일 년 전에 록빠에서 찾아가는 도서관을 준비하면서 학교 도서관들을 방문했었다. 그때 사서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새 책을 구매할 예산은 따로 없어요" 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올 해는 어떨까 싶어 다시 물어봤더니, 여전히 똑같은 대답이었다. 록빠의 목표는 소박하다. 그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운 순간을 꾸준히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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