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빠 공식 카페
 Home > Save Tibet > 빼마가 쓰는 티벳 문화

먹거리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빼마 작성일04-11-25 04:34 조회3,741회 댓글0건

본문


 
 
\" 특히 겨울에 라다크 사람들은 고기를 먹는데
그러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물고기는 먹는 일이 없다.
생명을 빼앗아야 한다면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공급할 수 있는 커다란 동물의 목숨이 낫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먹는다면 훨씬 많은 생명을 빼앗아야 할 것이다.
짐승을 죽이는 일은 가볍게 여겨지지 않고,
반드시 용서를 빌고 많은 기도를 올린 후에야 한다.

- 내가 타고 짐을 싣는 짐승들,
나를 위해 죽임을 당한 짐승들,
내가 고기를 먹은 모든 짐승들,
그들이 빨리 부처가 되기를 -

< 오래된 미래> 중에서 \"

본래 유목 민족이였던 티벳 사람들에게 높은 곳에서만 산다는
야크는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동물이였다. 티벳의 대표적인
마실거리 버터티도 야크의 젖에서 비롯된 것이며
야크의 털과 가죽은 추운 겨울을 보내는데 꼭 필요한 것이였고
야크 고기도 가장 귀한 음식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티벳은 불교 국가고 종교가 나라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신정일치의 나라에서 육식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 <오래된 미래> 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워낙에 높은 곳에 살기 때문에 고기를 안먹고는 생존이
힘들다니 이해할만 하다.

그래도 나는 가끔 제임스가 얄밉다. 고기 먹는 것은 누구보다
좋아하면서 가축을 잡는 것은 죄라고 말하니 먹지나 말지.
남이 잡는 것은 괜찮고 자기는 죄는 짓지 않고 먹기만 하겠단 말인가?
내가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나는 회를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제임스가 처음 한국에 와서 동해 대포항에 놀러갔을 때였다.
다섯살때부터 산낙지를 즐겨먹던 내게 대포항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필수 코스였고 대야 가득 있는 생선을
한마리씩 찍으면 아줌마가 직접 눈앞에서 번쩍 칼을 들어
회를 치고 그동안 눈을 반짝이며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는 내가
얼마나 잔인해 보였을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못먹겠다고 끔찍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제임스에게
너가 고기를 먹는거나 내가 회를 먹는거나 똑같은 거라고
설명을 하지만 제임스는 너는 혼자 생선 두세마리를 먹어 치우지만
우리는 소한마리를 잡아 수십명이 같이 먹는다고 한다.
순간 맞는 말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억울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먹거리는 자연환경과 깊은 관계가
있고 바다가 없는 티벳에서 생선이 먹거리로 발전하기는
당연히 힘들었을 것이다.같은 불교 국가지만 바다가 가까운 태국에서는
생선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인도에 내려와서는 바뀔만도 한데 많은 티벳사람들이
북쪽에 살거나 남인도 내륙쪽에 살다보니 바다를 접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지 생선을 먹는 사람들이 있긴는 해도 대중적이지
않을뿐더러 임신중에 금기시 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걸로
봐서 오랫동안 내려온 생활습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나보다.

인천이 고향이신 엄마는 하루가 멀다하고 생선을 식탁에 올리셨고
처음 제임스와 집에 갔을때는 생선찌게, 생선구이, 게장 등이
주메뉴여서 제임스는 곤혹스러워 하곤 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져서. 살아 있는 것은 어림없지만
생선구이는 먹는 걸 보면 역시 죄는 무슨 죄. 그동안 못먹어 봐서
그랬던 것은 아닐지 두고볼 일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