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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15> 상자로 만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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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빼마 작성일06-11-04 19:08 조회1,663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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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탁아소 건물 바로 뒤에서 물건을 하나 발견했다.

대형 텔레비전 겉포장 박스인데 이게 어찌나 튼튼하게 생겼는지
뭐로 써도 제 몫을 할 것 같아, 누가 가져가기 전에 얼른 찜 해놓았다.

마침 탁아소 아랫층에 사는 티벳 젊은이가 지나가고 있길래
불러 세워서 도움을 청했다.

바자회를 코 앞에 두고 있던 참이라 바자회 물품 보관용으로
우선 록빠 사무실에 두고 쓰다가, 바자회를 마치고 탁아소로 올려 보냈다.

아기들 놀이집을 만들어 주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통 짬이 안 나다가
점심 시간을 이용.자원봉사자와 함께 문을 오려내고 행여 아기들 다칠라
오려낸 문 주변을 스카치 테이프로 몇 겹씩 부드럽게 다듬어 부쳐주었다.

자고 일어난 아기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은 색도화지도 붙여 주고 그림이나 글씨도 새겨 넣어 근사한 집을
만들어 주고 싶었으나!

이 집은 분명 너무 많은 아기들이 서로 들어가겠다고 하다가
터져 버리거나 아니면 아기들이 다 물어 뜯거나 그들의 침으로 녹여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들 하나 같이 입을 모으는 통에
이 집의 수명을 일주일로 잡아 대충 만들었는데
아기들은 너무 좋아했다.

상자 안에 공을 넣어주었더니 더욱 재밌어 한다.
터널처럼 기어서 통과하기, 상자 안에 공 채우기, 상자 밖으로 공 던지기 등등
우리 아기들은 상자 하나만으로도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별거 아닌 작은 것에 감동하고
기뻐하는 우리 아기들을 매일 볼 수 있는 것.
내 인생에 가장 큰 행복일지 모르겠다.

댓글목록

오바니님의 댓글

오바니 작성일

빼마님, 정말 행복하신 분인 것 같아요. 부럽~ ^^

레니님의 댓글

레니 작성일

아 켈상 너무 보고 싶다..새로 왔던 다카는 이제 안 우네요.

안녕하세요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작성일

아, 정말 켈상 보고싶네요